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 간의 접촉을 둘러싸고, 회담의 격식과 외교적 실질 성과를 평가하는 시각차가 정치권과 외교가 안팎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을 공식적인 '단독 정상회담'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나, 외교 현장의 정황과 백악관의 공식 기록에서는 상이한 기류가 감지되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면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공식 미디어와 홍보 채널을 통해 해당 일정을 여타 다자회의 계기의 비공식적 환담과 명확히 구분하여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공식 타이틀로 대외에 공표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라는 국내 발표 명칭과 달리 실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은 자리에서 어떤 핵심 전략 현안이 논의되었고, 실질적인 정책적 합의가 도출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통상 정상회담은 의제 조율, 단독 및 확대 회담, 공동 선언문 채택 또는 언론 발표, 구체적 경제·안보 후속 조치 등이 수반되어야 그 외교적 무게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유엔총회 기간 중 열린 다른 양자 회담과의 극명한 대비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같은 다자무대에서 성사된 한·호주 정상회담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및 석유제품 공급망 안정화, 핵심 광물 파트너십 구축, 청정에너지 및 방산 협력 등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 사항들을 상세히 언론에 공개했다. 반면 한·미 정상 간 만남의 경우 백악관의 공식 일정 브리핑에 단독 회담으로 명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동 발표문조차 부재했다는 점에서 '풀어사이드(Pull-aside·약식 회동)' 수준의 접촉에 머무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단순히 '정상회담'이라는 단어 선택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정상 간 만남에서 실질적으로 무엇을 얻어냈는가라는 국익 평가의 잣대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공식 발표 자료만으로 회담의 격을 임의로 격하할 수는 없지만, 실체적 성과가 결여된 정치적 수사에 머물 경우 대미 외교의 전략적 실효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향방은 향후 한·미 양국 정부가 이번 뉴욕 접촉에서 교환된 비공개 논의 사항을 어느 수준까지 가시적인 정책과 경제·안보 후속 프로젝트로 연결해 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겉포장된 회담의 명칭보다 손에 잡히는 외교적 결실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