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즐거움

- 공부하는 삶 -

‘가르친다’라는 것과 ‘배운다’는 건 같은 뿌리를 둔 동사였을까요. 끝없는 연결의 순환, 가르치는 일을 평생 업業으로 삼을 수 있었던 건 ‘배움’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가르치는 즐거움의 상당 부분이 스스로 깨닫고, 열리는, 즉 공부에 있었던 거지요.

그러므로 가르친다는 건, 곧 저를 키워냈다는 의미입니다.

 

공부工夫의 사전적 정의는 ‘학문學問이나 기술技術을 닦는 일’ 의미 외에 ‘소비한 시간, 틈, 여가’입니다. 하루를 살아가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 또한 ‘공부’라는 거지요. 

저는 책이나 전시, 공연 또는 여행 등의 경험을 통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는데, 세상의 적당한 자극,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기질도 공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운 셈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평생 선생으로 살 수 있었던 건 참 행운입니다.

혹여 하는 일이 기질과 맞지 않아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면 매일이 얼마나 불행했을까요. 공부하는 삶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배울 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즐거운 저는 자발적 공부가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큰 힘이 된다는 걸 수도 없이 경험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나이가 든다, 늙는다.’라고 하지 않고 ‘나이를 쌓아 간다, 나이를 저축한다.’라고 표현하며 나이 듦에 특별한 존중의 의미를 담는다고 합니다. 평균 기대수명이 날로 높아져 노인을 규정하는 연령이 높아지는 시점인데, 우린 왜 나이 듦에 이리 주눅 들게 되는지요. 물론 에너지 총량과 순발력은 젊은 시절과 같지 않아도 다수의 경험과 직관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혜로움의 덕목입니다.

 

앞으로도 제 노년은 즐겁게 ‘공부하는 삶’을 중심에 두고 살아 갈 것입니다. 또 비슷한 생각의 사람들과 느슨한 유대를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이미 중년이 된 제자들, 올해 처음 만났던 갓 스물의 그들이, 언젠가 마흔이 되고 쉰이 된 그때, 혹여 함께 할 귀한 연대의 장도 희망해 봅니다.

 

가르치는 즐거움은 결국 배움의 순환시간이었다는 걸 고백하며, 오늘도 저는 또 다른 배움을 위해 길을 나섭니다. 

낯선 길이라 두려움도 있지만, 새롭게 마주할 풍경에 마음이 설렙니다.


K People Focus 김윤경 칼럼니스트 (ueber35@naver.com)

| 포토 에세이북 『두 개의 시선』

| 출간 [가르친다는 건 곧 사랑한다는 것] / 에피쿠로스의정원

|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30년 재직

- 배움은 새롭게 마주할 풍경을 설렘으로 여기게 한다 - 벽에 비친 빛 / 김윤경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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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04 22:18 수정 2026.10.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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