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마츠모토 레이지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오늘의 삶을 잊지 마십시오

 

[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마츠모토 레이지

 

안녕하세요. 마음의 쉼이 필요한 그대에게 빛처럼 살다 간 영혼들의 편지를 전하는 영혼지기 ‘자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마음이 잠시 비어 있다면 그 틈으로 영혼의 편지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오늘은 ‘은하철도 999’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인간에게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인간의 사랑과 희생, 전쟁과 평화를 이야기했던 일본의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보내온 편지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나는 1938년 일본 후쿠오카현 구루메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여섯 살 무렵부터 그림을 그렸고, 아홉 살 때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와 만났습니다. 그 만남은 내 인생을 바꾸어놓았습니다. 나도 언젠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가 자란 시대는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시대였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군용기 조종사였습니다. 나는 전쟁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가까이에서 보았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우주는 특별한 세계였습니다. 지구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했지만, 밤하늘의 별들은 아무 말 없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별들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저 먼 곳에도 생명이 있을까. 저 별에도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저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도 우리처럼 살아가고, 꿈꾸고, 슬퍼하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존재들이 있을까. 나는 별을 바라보는 소년에서 별을 그리는 만화가가 되었습니다.

 

1977년부터 나는 ‘은하철도 999’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은 호시노 데쓰로라는 소년입니다. 데쓰로는 기계 몸을 얻어 영원히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인간의 몸은 늙고 병들며 언젠가는 죽습니다. 그러나 기계 몸을 얻으면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에게 기계 몸은 단순한 신체가 아니었습니다. 가난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이었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서 시작된 꿈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은하철도 999’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오래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일까.

죽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삶은 지금보다 더 소중해질 수 있을까. 별에서 보면 우리의 다툼은 얼마나 작을까요.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며 보내는 시간은 얼마나 아까울까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지구를 떠날 사람들입니다.

 

나는 2023년 2월 13일, 여든다섯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 가족은 내가 별들의 바다로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나는 생전에 시간의 고리가 맞닿는 먼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내가 그린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었고, 그 별 사이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여행을 마쳤습니다.

 

내가 떠난 뒤에도 은하철도는 달릴 것입니다. 데쓰로와 메텔을 만나는 새로운 독자들이 생길 것이고, 하록의 고독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에 내 작품을 다시 펼칠 것이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내 작품을 만나 삶에 관한 질문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대에게도 부탁하고 싶습니다.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오늘의 삶을 잊지 마십시오. 더 많은 것을 얻으려다가 이미 가진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마십시오. 남들이 알아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잊지 마십시오. 그러니 오늘도 그대의 열차에 오르십시오. 두려움이 있더라도, 외로움이 있더라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 있더라도 삶이라는 여행을 계속하십시오. 

 

언젠가 시간의 고리가 맞닿는 먼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별들의 바다를 여행한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그대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이 편지가 그대에게 잘 전달되었겠지요. 이 편지를 덮는 순간에도 그대의 마음 한켠에 남은 작은 울림은 그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줄 것입니다. 저는 영혼지기 ‘자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10.21 09:30 수정 2026.10.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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