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에 러닝머신이 등장했다. 장을 보러 온 시민들 대신 운동복을 입은 러닝크루가 모였고, 시장 주변에서는 음악 공연과 야시장이 펼쳐졌다. 지난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과 마포농수산물시장 일원에서 열린 ‘2026 마포 나이트 마켓런(MAPO NIGHT MARKET RUN)’의 풍경이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이틀간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은 약 2만 명이다. 평소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일평균 유동인구가 약 500명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규모다. 다만 이번 방문객 수는 시장과 인근 행사장을 포함한 수치로, 시장 자체의 유동인구 증가율이나 매출 증대 효과를 직접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러닝크루 문화를 전통시장 축제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운동과 공연, 체험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시민까지 행사 참여 대상으로 설정했다.
■ 러닝머신 위에서 펼쳐진 크루 대항전
10월 9일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는 8개 러닝크루와 지역주민이 참여한 스포츠 프로그램이 열렸다.
주요 프로그램인 ‘스피드런 크루 대항전’은 트레드밀을 활용해 참가자들이 달리기 실력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적인 마라톤과 달리 정해진 공간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해 참가자와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현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함께 열린 ‘웜업훈련 서바이벌 대회’는 운동 전 준비운동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준비운동을 주제로 한 활동에 참여하며 운동 습관과 안전에 관한 메시지를 접했다.
러닝 프로그램은 전통시장 축제에서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생활체육 콘텐츠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특히 러닝크루라는 기존 커뮤니티를 행사에 참여시켜 스포츠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지역 행사와 접촉할 기회를 마련했다.
■ 장보기 외에도 시장을 찾을 이유를 만들다
마포농수산물시장 일원에서는 이틀간 야시장과 문화공연이 운영됐다. 시장의 농수산물과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공간에 버스킹, DJ 공연 등을 배치해 방문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0일에는 음악과 공연을 중심으로 한 ‘액티브 라이브’가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너프건 사격 이벤트와 구매고객 대상 프로모션 쿠폰 증정 행사도 마련됐다.
이러한 구성은 방문객의 관심사에 따라 서로 다른 참여 경로를 제공한다. 러닝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시민은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은 야시장과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통시장 활성화에서 방문객을 유치하는 것만큼 중요한 과제는 실제 점포 이용과 재방문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이번 행사 역시 약 2만 명이라는 방문 규모를 기록했지만, 향후 시장 내부 방문 비율과 점포별 매출 변화, 행사 이후 재방문 여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지속적인 방문으로 이어질까
이번 나이트 마켓런은 시장 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의 일환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특별시, 마포구 등 관계 기관의 지원과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전통시장이 가진 농수산물과 먹거리 자원에 스포츠와 공연 프로그램을 결합해 새로운 방문 동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핵심이다.
행사 관계자는 “지역주민과 8개 러닝크루가 함께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시장에서도 다양한 참여형 콘텐츠를 운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시장의 특성을 살리면서 여러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틀간 약 2만 명이 찾은 마포 나이트 마켓런은 전통시장과 생활체육을 결합한 행사 사례를 남겼다. 앞으로의 과제는 행사 기간 형성된 방문 수요를 실제 시장 이용과 지속적인 상권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