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연구책임자 공응구 교수)와 극단 피자(대표 황승현)가 RISE 사업 산학공동기술개발과제인 ‘사회적 역할 집단의 구술 서사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희곡 창작 모형 구축’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는 실제 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수집하는 사회과학적 방법론과 생성형 AI 기반 희곡 창작을 결합한 연구다. 구술 서사 수집부터 희곡 창작, 공연 제작, 지식재산(IP) 등록 추진까지 전 과정을 산학 협업으로 연결하는 창작 모형을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연구팀은 창작 소재를 실제 시민들의 경험과 목소리에서 확보했다. 한국은행이 2024년 제시한 AI 노출도·보완도 분류 기준을 바탕으로 AI 대체 위험군, 생산성 혜택군, 저노출군에 해당하는 참여자를 목적표집하고, ‘AI 시대의 연결과 단절’을 주제로 초점집단면접(FGI)을 진행했다.
수집된 구술 서사는 녹취와 전사, 분석 과정을 거쳐 희곡 창작에 활용됐다. 연구팀은 생성형 AI를 통해 플롯과 인물, 대사를 구조화하고, 창작진이 이를 해석하고 다시 쓰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생성형 AI가 서사의 구성 과정에 참여하되 최종적인 창작과 해석은 인간 창작진이 담당하는 협업 방식이다.
산학 협업 과정에서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FGI 방법론과 AI 창작 매뉴얼, 윤리·저작권 프로토콜 개발을 맡았다. 극단 피자는 협업 창작 워크숍을 비롯해 연출과 공연 제작을 담당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시민의 구술 자료를 공연예술 창작에 활용하는 절차와 생성형 AI의 역할을 구체화했다.
연구 결과물인 낭독공연 〈인간 개요 필요도〉는 오는 10월 18일 서울 대학로 극장 봄에서 공개된다.
작품은 ‘AI 대체 가능성’을 측정하는 실증 연구에 참여한 다섯 사람의 하루를 그린다. 반도체 회로 설계 엔지니어, 치과의사, 환경미화원, 물리치료사, 헤어디자이너 등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정중하고 친절하지만 모든 것을 기록하는 AI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각자가 끝까지 지키려 했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마주한다. AI가 직업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현실 사이의 차이도 드러난다.
작품은 AI의 기술적 능력이나 직업 대체 가능성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기계에 기대는 마음과 사람에게 기대는 마음 사이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변화, 일과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역할을 함께 다룬다.
특히 ‘만약 AI가 당신의 일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면, 당신에게는 무엇이 남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 이후에도 인간에게 남는 경험과 관계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번 연구는 생성형 AI를 대본 작성 도구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실제 시민의 구술 자료를 창작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참여자의 경험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과 이를 극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구분해, AI와 인간 창작진의 역할을 설정했다.
공응구 교수는 “이번 과제는 실제 시민의 목소리를 AI와 함께 어떻게 책임 있게 다룰 것인지를 실험한 과정이었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교육 현장과 공연예술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창작 모형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극단 피자 황승현 대표 역시 AI가 생성한 문장의 완성도와 별개로 실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경험이 작품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일과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다.
낭독공연 〈인간 개요 필요도〉는 극단 피자가 제작하고 황승현이 연출을 맡았다. 극작은 공동창작으로 진행됐으며 공응구 교수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한다. 조연출은 이정현, 기획은 모채원·이서영, 조명은 Honest Theater·정훈, 음향은 이영주, 영상은 마이닝이 담당한다. 출연진은 권경민, 모채원, 안준모, 이정현, 정현진이다.
공연은 10월 18일 일요일 오후 5시 대학로 극장 봄에서 단 1회 진행된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RISE 사업단이 주최하고 극단 피자가 제작한다.
연구팀은 공연 이후 완성된 희곡의 저작권 등록과 산학 간 IP 배분 구조 확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구술 서사 수집과 생성형 AI 활용, 인간 창작진의 재구성, 공연 제작으로 이어지는 협업 모형을 정리하고 향후 교육 및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